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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플랜비디자인] 우리 회사의 회의(會議)를 회의(懷疑)합시다.

플랜비디자인   |   플랜비디자인  |   2019-03-08 15:28

진짜 회의 만들기_01

 

지난해 대기업을 떠나 벤처 회사를 차린 한 친구에게 회의에 대한 나의 고민을 꺼냈다. 친구가 다녔던 회사는 좋은 회의 문화를 가진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그러자 친구는 자신의 체험을 들려줬다. 

 

“너도 알다시피 난 최고의 기술자였고 인정도 많이 받았어. 반도체 기술 연구원이었지만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고 판단하는 일도 맡았었지. 당시 나는 성과도 높았고, 회사로부터 지원도 많았지만 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

 

그는 덧붙여 말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수의 핵심 인물이 중심이 되어 팀을 이끌게 되지. 그리고 이들은 또다시 자신 밑에 한 팀을 구성하여 조직을 만들고 일일, 주간, 월간 계획에 맞춰 일을 지시해. 따라서 매니저도 늘어나고 회의도 자주 하게 되지. 회의를 바꾸고 싶다고? 그럼 리더를 줄여봐. 그게 안 된다면 단순화시켜."

 

 

"다들 쓸데없는 가짜 회의 준비하고, 참석하고, 참석 후에 회의록 쓰느라 시간이 부족한 거 아닌가?

 

 

친구의 말이 맞았다. 사람들은 가짜 회의를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의는 중요하다. 회의는 한 조직이 일을 처리하는 매우 훌륭한 방식이다. 개인보다는 팀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필자가 회의문화 컨설팅을 수행할 때 국내 우수 기업들을 벤치마킹하려고 지인들에게 연락했었다. 대외적으로 좋은 회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우리 그렇게 잘 하지 않아요.', '회의만 들어가면 답답하다.' 등이었다. 회의에 대해서 내세울 만한 사례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회의는 한 기업의 CEO로부터 현장 실무자, 신입 사원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속을 썩인다. 바로 이것이 우리 회사의 회의(會議)를 회의(懷疑)해야 할 이유이다.

 



 

진짜회의는 회의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어보면 쉽게 정의할 수 있다. 회의는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실제 국어사전에도 '여럿이 모여 의논함. 또는 그런 모임'으로 적혀있다. 모이는 목적은 결국 의견 나누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회의는 어떠한가? 그저 廻議(회의: 의논을 피하는 회의)인 경우가 많다. 진짜 회의의 첫째는 의견이다. 그런데 의견만 나온다고 조직의 회의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 둘째는 결론이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처리할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도출되어야 한다. 셋째는 실행이다. 행동을 옮기지 않으면 의견도, 결론도 무의미해진다. 즉, 조직에 있어 진짜 회의는 모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내고, 의견만 내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내고, 결론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초등학교 학급회의 전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과 같은 누구나 알고 있는 회의의 목적이지만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왜 그럴까?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모든 일에는 잠시 그 활동을 멈추고 지금까지의 방식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시기가 있다. 이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당신 회사 또는 팀의 회의에 대해 의미 있는 성찰이 필요한 순간이라 생각한다. 이때 구성원들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에서 교훈을 얻고, 향후에는 회의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회의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소중한 기회이다. 즉, 회의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회의가 왜 존재하는지, 어떻게 하면 회의의 목적과 목표를 더 잘 이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봄으로써 회의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 글의 내용이 독자에게 회의 문화 혁신의 좋은 안내서가 되기를 희망한다. 본서는 한밤에 걸려온 전화로부터 출발해서 회의문화 혁신을 위해 어떠한 일들을 했고, 변화의 과정은 어떠했는지 필자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적은 백서와 같은 글이다. 필자의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회의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가감 없이 적어 보았다.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따라 읽으면서 회의 문화 혁신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와 전략을 도출하기 바란다.